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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며야 일할 수 있나요?

직업

by 머니마니세상 2025. 4. 1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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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론: 노동자의 ‘단정함’은 누구의 기준인가

아침 7시, 그녀는 출근 준비를 시작한다.
머리를 단정하게 묶고, 파운데이션을 얇게 펴 바른다.
하늘색 유니폼에 발을 집어넣기 전, 한숨과도 같은 구두를 다시 신는다.

그녀는 비행기 안에서, 또는 철도 플랫폼에서 미소 짓는다.
하지만 아무도 묻지 않았다.
그 미소가, 얼마나 많은 고통의 시간을 통과한 끝에 만들어졌는지를.

화장은 선택이 아니라 암묵적 의무,
굽 높은 구두는 유니폼의 일부로 강요되며,
'단정함'이라는 미명 아래 여성 노동자는 꾸밈을 '업무'로 수행해왔다.

그 침묵을 깨고, 이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이들이 있다.
대한항공 승무원, 철도노조 여성 조합원들.
그들은 말한다.

“우리가 원하는 건, 아름다움이 아닌 건강과 존중입니다.”


1️⃣ 대한항공 유니폼 논란: 미소와 힐이 필수인가요?

대한항공 승무원 유니폼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세련된 디자인, 눈에 띄는 하늘색.
하지만 그 화려함 이면에 숨겨진 건 여성 노동자의 신체적 고통이다.

  • 승무원은 여전히 굽 3~5cm 이상의 구두 착용이 일반적이다.
  • 승무 시 진한 메이크업머리 손질은 공식 지침이 아니지만 관행처럼 굳어 있다.
  • 장시간 비행 시 발생하는 허리통증, 발목염좌, 하지정맥류 등은 흔한 질병이다.

“아름다움이 아니라, 의무감 속에 시작된 꾸밈노동이었다.”

항공사 유니폼 논란은 단순한 ‘복장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직장에서 여성에게 어떤 역할과 태도를 기대하는지를 보여주는 사회적 거울이다.


2️⃣ 철도노조 구두 반대 캠페인: 건강한 발을 허하라

철도노동자, 특히 여성 승무원과 서비스직 종사자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단정함’이라는 이유로, 평범한 운동화 대신 구두 착용이 당연시되고 있는 현실.

이에 철도노조 여성 조합원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 “운행 안전에는 발이 편한 신발이 필요합니다.”
  • 평지 이동, 장시간 서 있는 업무, 플랫폼 계단 오르내리기 등 구두는 오히려 위험 요소다.
  • 일부 기관은 최근 들어 운동화 허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여전히 ‘겉모습’에 더 엄격한 시선이 존재한다.

철도노조는 꾸밈노동을 넘어,
"안전하고 건강한 근무 환경",
실용적인 유니폼과 신발 선택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3️⃣ 여성 노동자의 꾸밈노동, 선택이 아닌 관습

화장은 자유로운 선택이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직장에서는 여전히 여성에게만 '기본 예의'로 간주된다.

  • "화장 안 했어요?", "피곤해 보여요."
  • 치마 유니폼, 화려한 액세서리, 헤어스타일 규제까지
  • 미소 지으며, 단정해야 하고, '여성다워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

이러한 꾸밈노동은 단순한 복장이 아니라 성별에 따른 이중 기준을 반영한다.

남성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꾸밈의 기준’,
여성에게는 ‘성실함’이 아닌 ‘외모’로 평가받는 현실.

꾸밈노동은 업무 능력과는 무관하다.
그러나 사회는 여전히 이를 노동의 일부로 내면화시키고 있다.


4️⃣ 페미니즘, 성평등, 그리고 MZ세대의 연대

이제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특히 MZ세대 여성 노동자들은 더 당당히 묻는다.

“왜 꾸며야만 직장인의 자격이 주어지나요?”

  • 해외 항공사들, 예: Virgin Atlantic, Icelandair 등은 성중립 유니폼을 도입
  • 화장, 구두 착용 여부는 개인의 선택으로 전환
  • 국내에서도 페미니즘 관점에서 유니폼, 업무 복장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요구가 증가

성평등은 거창한 담론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신발 하나, 치마 하나, 미소 하나”**에 담긴 불평등을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 ‘꾸밈’이 아닌 ‘존중’이 필요한 시대

유니폼은 단순한 복장이 아니다.
그것은 기업이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사회가 여성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담고 있다.

이제 우리는 묻는다.

  • 굽 높은 구두 없이도 업무는 가능하다.
  • 화장이 아니라 전문성으로 말할 수 있다.
  • ‘단정함’은 성별이 아닌, 태도와 능력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꾸밈노동을 거부한다는 것은,
자신의 몸을 주체적으로 마주하고 존엄을 요구하는 행위이다.

더 이상 ‘여성다움’을 강요하지 말자.
지금 필요한 것은 ‘단정함’이 아닌 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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